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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보험 사기 급증, 왜 생기고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반려동물 보험 시장의 급성장과 그늘

최근 몇 년 사이 반려동물 보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인구가 늘어나면서 보험에 대한 수요도 자연스럽게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23년 기준, 펫보험 계약 건수는 전년 대비 약 50% 이상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펫보험 사기 적발 건수도 470%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험시장 확대에 따라 허점을 악용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는 것입니다.

펫보험 사기 급증, 왜 생기고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통계를 넘어, 제도적 허점과 구조적인 문제를 반영하고 있어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차트 청소'라는 수법이 대표적인 보험 사기 사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펫보험 사기의 대표적 수법 ‘차트 청소’

'차트 청소'란, 반려동물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이후 병원비가 예상보다 많이 나올 경우, 펫보험에 새로 가입한 후 다른 병원에 방문해 처음 진료를 받는 것처럼 꾸미는 방식입니다. 기존의 진료 기록은 없던 일처럼 지워버리고, 새롭게 작성된 기록을 근거로 보험금을 청구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법은 병원 측과 보호자 간의 공모가 있을 경우, 매우 교묘하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의 병력이나 이전 진료 이력이 공식적으로 공유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허위 청구가 쉽게 이뤄질 수 있는 구조적 환경이 존재합니다.

왜 이런 일이 가능한 걸까?

1. 반려동물 진료기록 시스템의 부재

사람과 달리 반려동물은 의료 데이터가 중앙에서 관리되지 않고 있습니다. 보험사 간의 보상 정보나 진료 기록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서는 이전 병력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2. 비표준화된 수의 진료 행위

사람의 의료 행위는 질병 코드와 진료 기준이 존재해 통일된 기준을 따르지만, 동물 진료는 그렇지 않습니다. 수의사마다 동일한 질병이라도 다르게 진단하고 기록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진료비 차이가 크고, 보험금 청구 기준 또한 일관되지 않게 됩니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운영하는 ‘동물병원 진료비용 현황 조사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반려견 초진 진찰료는 병원에 따라 1,000원에서 65,000원까지 무려 65배나 차이가 납니다.

3. 영수증만으로 가능한 보험금 청구

현행 수의사법상 수의사는 동물 진료 후 진료기록부를 발급할 의무가 없습니다. 이 때문에 보험금 청구 시 병원에서 결제한 카드 영수증만으로도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구조는 보험사기 위험을 더욱 키우는 원인이 됩니다.

예를 들어, 사료나 간식, 기타 용품을 구매한 내역이 포함된 영수증을 보험 청구서에 첨부해도, 이를 명확히 구분해내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4. 동물등록제도 미정착

2008년에 도입된 반려동물 등록제도는 여전히 낮은 등록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체 반려동물 중 등록된 동물은 약 20%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로 인해 특정 반려동물을 다른 동물로 바꿔치기하거나, 이미 병력이 있는 동물 대신 다른 동물로 보험에 가입하는 등의 사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보험사와 수의계의 시각차

보험업계는 펫보험 사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 진료명과 진료방법의 표준화
  • 진료기록부 발급 의무화
  • 보험사 전담 조직 신설

하지만 수의사회 측에서는 자가진료나 불법 진료 등 동물 진료 현장의 문제부터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료기록부 공개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수의사법 개정안도 20대, 21대 국회에서 발의되었지만 폐기된 상태입니다.

펫보험 사기를 막기 위한 제도적 과제

1. 동물 의료정보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

가장 시급한 것은 반려동물의 진료 이력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입니다. 사람의 전자의무기록(EMR)처럼, 동물의 진료기록도 중앙화된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병원 간 공유할 수 있다면 허위 청구를 막을 수 있습니다.

2. 진료기록부 발급 의무화

보험금 청구 시 진료기록부가 필수적으로 첨부되도록 법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병원의 영수증 조작이나 과잉 청구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3. 진료 표준화 및 수가 고시 제도 도입

질병에 따른 치료 방법과 진료비 기준을 일정 부분 표준화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치료 방법이 각 병원마다 다르다면 진단 기준과 보험금 산정 기준도 제각각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4. 반려동물 등록제도 활성화

펫보험 가입 시 반려동물 등록번호를 필수로 입력하도록 하고, 등록되지 않은 동물은 보험 가입 자체를 제한하는 등의 방식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보험 가입 대상이 명확해지고, 사기 가능성도 줄일 수 있습니다.

5. 보험사 내부 시스템 정비

보험사 내부에 펫보험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수의학적 지식을 가진 인력을 투입하여 심사 시스템의 전문성과 정밀도를 높이는 것도 필요합니다.

마무리

펫보험은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보호자들에게 중요한 재정적 안전장치입니다. 하지만 제도적 허점을 이용한 보험사기가 계속해서 발생한다면, 보험에 대한 신뢰는 물론, 결국 보호자에게 피해가 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반려동물 의료와 보험이 사람과 동일한 수준으로 발전하려면, 진료기록의 투명성, 보험 심사 기준의 명확화, 그리고 등록제도의 정착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보험사와 수의계, 정부가 각자의 입장만 고수하기보다 공동의 노력을 통해 제도적 개선에 나설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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